이홍익의 홀로배우기-포트폴리오
 
 

    이홍익
    최악의 2022년을 보내며....
올 1월 1일 평소처럼 읽은 책의 중요한 부분을 스캔해 놓으려고 책을 복합기 위에 올려놓기 위해 책상에 기대어 일어나는데 오른발을 짚어지지 않아 서서 책을 올려놓을 수 없어서 이상했었다. 이처럼 올들어서부터 몸 상태가 갈수록 급격히 나빠져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재활의과에 가서 단순히 노화로 인한 건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건지 물어봤더니 척수계의 이상으로 인한 것 같다고 협력진료 기관인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의사에게 의뢰서를 써 주면서 자동으로 세브란스병원에 연결이 되어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그래서 1월 중순 세브란스병원에 가게 되었다. 목디스크 수술 권위자인데 CT와 MRI를 찍은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MRI를 찍을 사람이 많아서 4월 5일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
몸이 더 나빠져 가고 있어서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성인 뇌성마비 전문의를 찾아야 하는데 드물어서 애타게 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량이 빠져서 노화가 진행되는데 뇌성마비 장애인은 빠지는 정도가 5배나 되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정세희 교수의 논문 기사를 인터넷에서 발견해서 보라매병원에 가서 진료받게 되었다. 화, 금요일에 평소 원하던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게 되었다. 나이 들면서 물리치료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기회가 없었기에 기뻤다.

그런데도 몸은 계속 힘이 빠지고 말을 안 들어서 급기야는 4월 말부터는 집에서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병원에 가는 날은 먼 데 사는 여동생이 와서 일으켜 주어야 일어날 수 있고 병원에 갈 채비를 해주어야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갈 수 있게 돼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계속 며칠을 누워만 있다가 전동휠체어를 타게 되었는데 몸이 앞으로 미끄러져서 몹시 불편해서 당혹스러웠다. 중증 장애인 친구들이 그런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었는데 내가 그렇게 된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전동휠체어도 편히 타고 다닐 수도 없게까지 내 몸 상태가 밑바닥을 모르고 마냥 추락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상태를 탭에 써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물리치료사에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목디스크가 원인인 것 같으니까 MRI를 빨리 찍어 봐야 한다고 같이 재활의학과에 가서 강력히 설명해 주었다. 그래서 5월 초에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맨 처음 재활의학과에 왔을 때 X 레이 찍었는데 목 상태가 좋지 않다고 6월 말쯤 MRI를 찍어 보자고 했었는데 덕분에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수면 마취하고 찍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입원하고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병원에서도 MRI를 찍을 사람이 많아서 밤에도 찍고 있는데 병실이 비는 날 저녁에 입원해 밤에 찍고 아침에 퇴원하는 것이라는데, 난 하룻밤만 입원해도 간병인이 필요하기에 갑자기 구할 수 있는 없어서 당혹스러웠는데, 연로하신 어머니를 대신해 도와주는 여동생이 간병인 노릇을 해주어서 놀라웠다.
그날 밤도 찍을 사람이 많아서 새벽녘에야 찍을 수 있었다. 15년 전 목디스크 증상이 나와서 병원에 입원해 수면 마취하고 MRI를 찍었는데 몸이 흔들려서 실패했기에 몹시 걱정스러웠었는데 잘 찍혔다 해서 감사했다.
판독 결과 목디스크 상태가 몹시 나쁜데 중추신경이 눌린 척수증으로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보라매병원에서 목디스크 수술을 잘하는 의사를 추천해 주었는데 연말까지 수술 일정이 있어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놀랐다. 과 사무실에 그렇게까지 기다려도 되는 건지 다른 분을 찾아 주었는데 결국 조민준 교수가 맡게 되었다.

6월 3일에 목디스크 수술을 받게 되어서 하루 전 늦은 오후에 입원했다. 입원하기 전에 모든 검사를 받아서 바로 수술받게 되어 병원비를 줄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음 날 입원해 연휴 동안 검사도 못 받고 꼼짝 업이 기다려야 하는 환우들에 비하면…
동생 혼자서 간병을 다 할 수 없기에 작은동생이 도와주어서 간병인을 구해 교대로 간병을 해주어서 입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데도 나보다 하루 전에 먼저 입원한 청년의 어머니가 날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지낼 수 있어서 감사했다.
목 앞뒤로 나누어서 두 차례 수술하게 되었는데, 허리 쪽의 뼛조각을 떼어내 목에 끼어 고정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었다고 두 번째 수술을 받은 일주일 후 퇴원하고 물리치료를 받으라고 해서 석 주 만에 퇴원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입원 전과 똑같은 상황으로 동생이나 간병인 대신 심신이 노약하신 어머니께 전적으로 의존해야 해서 훨씬 더 불편해 비참하기 그지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물리치료를 집에서 가까운 한림대 병원에서 받기로 했는데 동생이 퇴원하고 바로 예약해 주어서 물리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물리치료사가 손으로 치료를 해주는 도수 치료를 받게 되었다. 이번에도 주 2회 받는데 동생이 와서 채비를 해주고 같이 가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악화한 4월 이후 책과 컴퓨터와 전동휠체어를 갖고 놀던 내 취미이자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내 평생에 이런 사태는 없었던 만큼 왜 이렇게 되었을까 온종일 누워서 생각하게 된다. 나이 들면 몸이 나빠진다는 당연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서 내게 기대하신 모습이 어떤 것이었는지 반성해 보게 된다.
책을 읽을 생각이 좀처럼 나지 않더니 몸이 서서히 회복되는 가운데 연말에 이르러서야 다시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쓸 엄두를 못 내던 이 게시판에 이렇게 쓰게 되었다.
새해에 대한 희망이 비로소 보이는 것 같다.

     

183  송도센트럴파크 그리고 만추의 남산 길 2023년 11월 2, 9일 이홍익 2023/11/30 34
182  서울로를 거쳐 덕수궁 석조전 2023년 10월 12일 이홍익 2023/10/30 130
181  가평 제이드가든 수목원 2023년 9월 9일 이홍익 2023/10/02 146
180   2023년 6월 관악산공원, 7월 물의정원, 소쇄원 이홍익 2023/09/02 181
179  아라뱃길 - 야생화단지, 아라타워 2023년 5월 9, 23일 이홍익 2023/05/31 335
178  봄의 고궁, 되찾은 나의 봄 2023년 4월 12일 이홍익 2023/04/30 318
 최악의 2022년을 보내며.... 이홍익 2022/12/31 868
176  병원 가는 길, 보라매공원(update) 이홍익 2022/03/31 1160
175  천호지 호수로 봄 마중 그리고... 2022년 2월 25일 이홍익 2022/02/28 1111
174  만추의 여로 - 신정호수, 화성 그리고 2021년 11월 16, 20일 이홍익 2021/11/25 1228
173  아산 외암민속마을 2021년 10월 13일 이홍익 2021/10/31 1278
172  양평 물소리길 6코스 용문역에서 용문사까지 2021년 9월 11일 이홍익 2021/09/30 1384
171  한여름 날의 피서법 2021년 7월 21일 이홍익 2021/07/31 1575
170  꿈에 그리던 전동휠체어 퍼모빌 F3를 드디어 타다 2021년 6월 4, 5일 이홍익 2021/06/25 1814
169  1년 만에 묵호 그리고 망상 해변 2021년 5월 27일 이홍익 2021/05/31 1602
168  신록의 오이도 2021년 4월 23일 이홍익 2021/04/30 1617
167  서울 도심 답사 청계천에서 흥인지문까지 2021년 3월 4일 이홍익 2021/03/14 1860
166  서울 도심 답사 숭례문, 서소문역사공원, 청계천 2021년 2월 26일 이홍익 2021/02/28 1743
165  고궁의 만추 2020년 11월 5, 7일 이홍익 2020/11/18 2061
164  자라섬의 가을, 꽃 정원 2020년 10월 7일 이홍익 2020/10/15 1856
1 [2][3][4][5][6][7][8][9][10] 다음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Yein

 

수필과 기행문
나의 세상읽기
서평과 혼자 읽기 아까운 글들
애송시 모음
PC 활용 수기와 팁 모음
내가 만든 자료들
나의 포트폴리오
전동휠체어 타고 다닌 일기